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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반도체 가격, 끝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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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반도체 가격, 끝모를 추락

입력
2011.08.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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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수출의 양대 품목인 액정화면(LCD) 패널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올 들어 두 제품 가격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일부 TV용 LCD 패널은 원가 이하로 급락해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에다, 이들을 부품으로 쓰는 수요산업인 TV와 컴퓨터(PC)의 판매 부진이 겹친 탓인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호전될 가능성도 적어 상당 기간 '제값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대표 제품인 40~42인치 가격은 이달 전반기 23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해당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이후 가장 낮은 가격대다. 지난해 1월 기록한 340달러에 비하면 무려 47%나 급락한 것. 지난해 8월(295달러) 300달러대가 깨진 뒤 하향 추세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같은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TV용 패널 제품도 올해 4월말 317달러까지 하락했다, 5월 초 320달러로 반짝 반등했지만 이달 초에는 다시 310달러까지 주저 앉았다. 이 또한 역대 최저치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바닥이 안 보이긴 마찬가지.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주력 제품인 1기가비트(Gb) DDR3 D램의 7월말 고정거래가격은 0.75달러로, 7월초에 비해 10.7% 급락하면서 이 제품이 출시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낸드플래시의 주요 모델인 16Gb의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말 2.74달러로, 2009년2월말(2.89달러) 이후 최저치로 폭락했다.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LCD와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국내 수출 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7월 IT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3.2% 줄어든 131억2,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디스플레이 패널은 25억2,000만달러를, 반도체는 40억4,000만달러를 기록, 각각 6개월과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문제는 아직도 LCD 및 반도체 가격 모두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데 있다.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이 따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데, 최근 미국과 유럽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을 볼 때 이 같은 전망을 기대하긴 어렵다.

수요 회복이 어렵다면 각 제조업체들의 공급량 조정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 반도체 업계의 경우, 대만 후발 업체들의 감산 폭이 당초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기존 50나노에서 40나노로 공정기술 전환이 빠르게 업그레이드되면서 공급량 자체가 많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

LCD 업계의 경우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이미 공급량을 줄였지만, 가격 하락 추세는 여전한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이미 80%대로 떨어졌으며 대만의 치메이이노룩스(CMI) 및 AUO 등은 70%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현재 TV 업계에 쌓여 있는 3차원(3D) TV 재고 물량도 LCD 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나 LCD 모두 수요와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조만간 가격 회복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연말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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