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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SK의 해법은 사회적 기업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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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SK의 해법은 사회적 기업 전환

입력
2011.08.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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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에게 계륵(鷄肋)처럼 되어버린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 사업 처리를 위해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해법을 내놓았다. SK그룹 소속으로 계속 남아 있고 계열사에 사무ㆍ청소용품 등을 공급하는 비즈니스 자체도 유지하겠지만, 영리목적이 아닌 고용창출과 이익환원을 위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삼성과 한화의 사업철수에 이어 SK가 사회적 기업 변신을 선언함에 따라, 중소기업들로의 거센 반발을 샀던 재벌그룹들의 MRO 참여논란은 일단락되어가는 분위기다.

SK그룹은 그룹 내 소모성 자재 구매를 대행하는 MRO코리아를 연 매출 1,000억원대의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024억원의 매출을 올린 MRO코리아는 2000년7월 SK네트웍스와 미국의 그레인저 인터내셔널(Grainger International)사가 51대 49의 비율로 합작 설립했는데, SK는 그레인저측 지분 49%를 인수한 후 사회적 기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SK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에 걸맞게 지배구조와 경영구조를 갖출 것이며 경영방식에서도 취지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정식으로 정부의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회적 기업화의 깜짝 아이디어는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직접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도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도 그룹계열사들에 소모성 자재를 '규모의 경제'에 맞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MRO가 꼭 필요했지만 중소기업 영역침해 논란 때문에, 계속 쥐고 있기도 그렇다고 버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지난달 중순 이 같은 상황을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받은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아예 매각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그 보다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게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SK는 이전부터 사회적 기업 쪽에 상당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작년 1월 국내 기업으론 처음으로 그룹 내에 '사회적 기업 사업단'을 설치, 3년에 걸쳐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결식아동을 위해 도시락을 만드는 회사, 유아돌보미 회사, 출소자를 고용하는 회사 등 지금까지 76개의 사회적 기업의 설립ㆍ운영을 지원했으며 이중 30여개가 정식 인증을 받았다.

SK 관계자는 "MRO코리아가 사회적 기업이 되면 일단 직원을 채용해도 소외ㆍ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제품구매도 기존 사회적 기업에서 우선적으로 하게 돼 사회적 기업간 시너지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MRO업체 아이마켓코리아(IMK)의 삼성 계열사 지분 58.7%를 처분키로 했고, 앞서 한화도 MRO회사인 한화S&C의 사업철수를 결정한 상태다.

●사회적기업이란

빵을 팔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 빵을 파는 회사다. 이익이나면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 사회환원을 위해 이익을 내는 개념이다. 취약계층을 주로 채용하며, 사업내용도 보육 간호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위주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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