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으며 3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 긴축 조치는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마저 제 발등에 불 끄기에 급급해짐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기댈 언덕마저 없는 벼랑 끝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9일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패닉(공포)은 지속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7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6.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6.4%)보다 0.1%포인트 뛴 것으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미 신용등급 강등 사태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올 들어 4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중국은 최근 물가급등으로 택시와 트럭 기사들이 파업에 나서는 등 일반 국민들의 불만이 들끓는 상황. 중국의 돈 풀기를 통한 글로벌 경기 부양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이다.
코스피 1800 겨우 방어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184.77포인트나 빠지며 장중 1,684.68까지 주저앉았다.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가 이틀 연속 내려졌지만 이날 하루만 1조1,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오후 들어 연기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5,000여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에 맞섰고, 1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결국 1,801.35로 장을 마감했다. 하락폭은 전일대비 68.10포인트(3.64%)였다.
코스닥지수는 29.81포인트(6.44%) 내린 432.88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12% 이상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정지)와 사이드카가 동시에 내려지기도 했다. 엿새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70.96포인트, 111.5포인트가 빠졌다. 시가총액도 각 208조9,872억원, 22조212억원이 줄었다.
원ㆍ달러 환율은 1,090원 중반까지 치솟았으나 상승폭을 줄여 5.6원 오른 1,088.1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 상승 출발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오전에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대만 가권지수 0.79%, 일본 닛케이지수 1.6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03% 등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장 초반 3~5%대 급락세를 보였으나 영국 FTSE100지수는 1.89%, 프랑스 CAC40지수는 1.63%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독일 DAX30지수는 소폭 (0.10%)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FOMC의 해결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 출발했다. 오전 11시(현지시간)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2% 이상 오르고 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3% 이상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FOMC가 저금리 정책기조를연장하고, 2008년금융위기발발 이후 단행된 1차 양적 완화에 이어 2차 양적 완화까지 시행하면서 3조달러까지 늘어난 대차대조표상 자산총액을 계속 유지하는 내용을 발표문에 담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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