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빠른 남자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일반인의 보속(步速∙stride rate)이 같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서던메소디스트대의 피터 웨이언드 교수는 지난달 말 미국 스포츠 전문지 더 포스트게임과의 인터뷰에서 “볼트와 일반인의 보속, 그러니까 발걸음 빠르기는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보속이 뛰는 속도와는 관련이 없음이 증명된 셈이다”이라고 밝혔다.
웨이언드 교수는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생체역학을 집중 분석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웨이언드 교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거리 선수 레이스와 일반인들의 뜀박질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유출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웨이언드 교수에 따르면 볼트가 일반인보다 폭발적인 속도를 낼 수 있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보폭과 추진력 때문이다. 볼트는 다른 단거리 선수보다 큰 키(193㎝)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9초58의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볼트의 평균 보폭은 243㎝로 타이슨 가이(29∙미국)보다 20㎝이상 넓었다.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의 경우 보통 100m 주파할 때 43~44번의 보폭으로 뛴다. 볼트는 그러나 41번의 보폭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땅을 차고 나가는 추진력도 차이가 크다. 전문 스프린터들은 0.08초 만에 땅에서 공중으로 발을 옮기지만 일반인들은 0.12초가 걸린다. 웨이언드 교수는 “전문 스프린터들은 1,000파운드의 힘으로 땅을 박차는데 비해 일반인들은 500~600파운드로 발을 내딛는다”며 “추진력이 결과적으로 속도의 큰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볼트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12차대회 남자 100m 경기를 앞두고 허벅지 통증을 느껴 기권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파월은 올 시즌 남자 100m 최고 기록(9초78) 보유자다. 미국의 간판 가이가 고관절 수술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데다 파월까지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볼트의 아성은 더욱 견고해 진 셈이 됐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몸 만들기에 한창인 볼트는 16일 대구에 도착한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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