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탑승한 헬기가 6일 새벽(현지시간) 탈레반의 로켓포 공격으로 추락해 38명이 사망했다. 이는 2001년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단일 공격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아프간 동부 마이단 와르다크주 탄기협곡에서 치누크 헬기가 추락해 헬기에 타고 있던 미군 30명, 아프간 정부군 7명, 통역을 맡은 아프간 민간인 1명 등 모두 38명이 숨졌다고 7일 보도했다. 비울리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관계자는 "사망자 가운데 22명은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이끌었던 네이비실 팀 식스(Team 6)와 같은 부대 소속이지만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 3,000명 가운데 최정예요원 250~300명으로 구성돼있는 팀 식스론 엄청난 손실이다. 국제안보지원군(IASF)도 미군 30명이 탈레반 폭탄 제조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한 심야 작전에 투입됐다 숨졌다며 사고 소식을 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희생자를 위로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이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아프간 임무 수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현재 이번 공격이 탈레반의 소행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탄기협곡에서는 NATO군과 탈레반군 사이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이날 4명의 NATO군이 아프간 남부와 동부지역에서 반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서방국들이 아프간에서 철군을 시작하고 치안권을 아프간에 이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탈레반은 사기가 더욱 올라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미군은 2014년까지 아프간에서 임무를 종결하기로 하고 올 연말까지 1만명을 현지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프간 치안이 나날이 악화되면서 다국적군의 철군이 완료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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