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TV제조업체들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스마트TV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스마트TV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과도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고 TV 제조사들은 그럴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애플 등 스마트TV 제조업체에 대해 인터넷 이용 대가를 공식 요구키로 했다. 스마트TV는 인터넷에 연결해 검색 및 사회관계형서비스(SNS) 이용,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등을 할 수 있는 PC 같은 TV다.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통신사들로선 스마트TV 판매가 늘어날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지는 만큼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입장. 따라서 일차적으론 스마트TV에 인터넷 연결 요청 자체를 거부할 방침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스마트TV를 구입하면 제조사에서 인터넷연결 작업을 통신업체에 문의하라고 떠넘기는 바람에 출장비도 받지 않고 나가서 연결작업을 해줬다"며 "앞으로는 TV 연결 작업은 해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용도 요구할 방침이다. 스마트TV가 인터넷망에 부담을 주는 만큼 대가를 내라는 뜻이다. 실제로 KT경영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3년이 되면 스마트TV 보급대수가 올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해 인터넷이용량도 4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통신업체 간에도 다른 업체의 통신망을 이용하면 대가를 낸다"며 "스마트TV의 경우 시청자들의 인터넷 사용을 유도하니까 TV를 팔 때 마다 일정 비용을 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마트TV 제조업체들은 통신사들의 비용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가 늘어서 도로가 막힌다고 자동차 업체에 도로 건설 비용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스마트TV에 돈을 받는다면 스마트폰이나 PC제조업체에도 인터넷 사용비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TV는 압축 기술이 발달해 인터넷 데이터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며 "통신업체가 제조사에 인터넷 사용대가를 받게 되면 스마트 TV 가격이 올라가면서 팔리지 않게 되고 관련 콘텐츠 개발업체들도 타격을 받아 관련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기 힘든 상황.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업체와 스마트TV 제조사, 인터넷업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11월까지 인터넷 망 사용을 둘러싼 망 중립성 정책을 내놓키로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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