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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나도 '소년'이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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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나도 '소년'이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입력
2011.08.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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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 밑바닥부터 뭉클해지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건 그 시절이 내게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뜻이며, 그 시간에서부터 나는 점점 멀어지고 낡고 닳아져 가는 행성이란 의미일 것이다. 내가 소년일 때 나는 무엇을 꿈꾸었던가. 그 꿈은 지금 어떤 색깔로 남았는가.

청춘이라는 말보다 소년이라는 말에 더 간절해지는 요즘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년'인 이원수, 윤석중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문학그림전이 서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자꾸 눈이 간다. 나는 그분들의 작품을 읽고 노래하며 소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일이 어디 나만의 추억이겠는가.

우리 민족에게는 영원한 소년인 '고향의 봄'의 이원수, '낮에 나온 반달'의 윤석중 두 거장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분이다. 한 번 다녀오고 싶어 자료집을 신청해 받아보니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중견화가 10명이 식민지 시절에도 꿈을 키웠던 두 소년의 설렘을 30점의 미술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 전람회에 가면 내가 무심히 흘려 보낸 소년의 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다렸다 반갑게 뛰어 나올까. 얼마 전 첫 동시집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나는 내 속의 소년을 찾는데 꼬박 10년을 보냈는데도 그 소년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나의 소년을 보고 싶다. 그 도서관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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