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정통파 차우찬(24)은 지난해 10승(2패)을 올리며 ‘투수 왕국’ 삼성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롯데의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롯데전에서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다. 더구나 롯데는 전날까지 시즌 최다인 6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4위로 올라왔을 만큼 무서운 기세였다. 6연승 동안 팀 타율은 3할3푼8리.
하지만 차우찬은 5일 롯데전에서 시속 145㎞ 안팎의 묵직한 직구와 칼날 슬라이더로 거인 타선을 무장해제시켰다. 차우찬은 5이닝 무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8승(4패), 2006년 데뷔 후 사직구장 첫승, 2009년 7월8일 마산경기 이후 758일 만에 롯데전 승리를 신고했다. 또 2009년 9월13일 이후 롯데전 4연패도 끊으며 올시즌 전구단 상대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다만 팔꿈치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한 게 아쉬웠다.
2-0 승리로 4연승을 질주한 1위 삼성은 2위 KIA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리며 독주 채비에 들어갔다. 후반기 9경기서 8승1패의 무서운 상승세. 반면 6연승을 마감한 4위 롯데는 5위 LG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는 1회 결승 적시타를 뿜으며 차우찬의 승리를 도왔다. 최형우는 결승타 13개로 KIA 이범호를 1개 차로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나섰다. 마무리 오승환은 시즌 33세이브를 올리며 최단경기, 최연소 200세이브에 2개만을 남겼다.
잠실에서는 5위 LG가 왼손 선발 주키치의 완벽한 투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7위 한화를 8-0으로 대파했다. LG는 한화를 상대로만 10승(3패)을 챙겼고, 한화는 4연패에 빠졌다.
주키치는 8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4패1세이브)을 올렸다. 주키치는 8회 초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으나 6번 이양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주키치는 1피안타 완봉승을 기록했던 5월15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8회 3번째 타자인 송지만에게 안타를 맞는 바람에 노히트노런이 물거품 됐다.
경기 후 주키치는 “퍼펙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양기에게 안타를 맞았을 때는 솔직히 아쉬웠다”고 말했다.
윤석민(KIA)을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4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집결한 인천에서는 3위 SK가 KIA를 4-2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KIA와 SK의 승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SK 선발 이영욱은 5와3분의1이닝 1실점으로 2003년 데뷔 후 KIA전 첫승을 올렸다. 시즌 3승1패.
다승(13승) 탈삼진(132개) 평균자책점 1위(2.45) 승률(0.813) 1위인 윤석민은 1회에만 2실점하는 등 불안한 출발 끝에 6이닝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월28일 광주 롯데전 이후 69일 만에 패배의 쓴맛을 본 윤석민은 8연승을 마감하고 3패째를 당했다.
KIA의 베테랑 이종범은 팀 패배 속에도 6회 투런 홈런을 날려 40세 11개월21일로 국내 선수 최고령 홈런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은퇴한 양준혁이 보유한 40세 10개월 28일.
목동에서는 8위 넥센이 6위 두산에 8-5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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