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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의 독립성·공영성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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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의 독립성·공영성을 다시 생각한다

입력
2011.08.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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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일보가 4~ 6일 기획시리즈로 보도한 '위기의 공영방송'에서 언론학자 42명 중 64%가 KBS와 MBC의 공영성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하고, 내부 통제강화로 방송이 점점 공정성과 사회감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편중 인사, 특정 프로그램 폐지와 방영 논란, 경영진의 처신, 집단 이기주의 등 최근 모습을 보면 충분히 이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 민주당 대표실 회의 도청의혹만 해도 그렇다. 떳떳하게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서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만 주장하고 있다. MBC 사장의 정치적인 사표 제출과 재선임 해프닝도 어이없다. 수장들이 이러니 중심이 잡힐 리 없다. 사실상 소셜테이너의 출연을 막은 심의규정의 개정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물론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언론학자들의 의견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념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과거에도 공정성 시비는 늘 있어왔다. 근본원인은 친 정부 인사들이 경영을 맡아 권력의 눈치를 보는 지배구조 때문이다. 정권 지배적, 당파적 나눠먹기를 지양하고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바꾸지 않는 한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이다.

공정성과 공영성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잣대도 필요하다. KBS와 한국언론학회가 시청률 경쟁이 극심했던 1995년에 '공영성 지수'를 개발했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추진하던 공정성 심의를 위한 연구도 흐지부지됐다. 방송 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도 방송사 내부의 극단적 대립과 갈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방송은 이미 이념과 권력투쟁, 편가르기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한 쪽(KBS)에서는 친일 시비가 있는 다큐멘터리의 제작과 방영을 강행하고, 다른 한 쪽(EBS)에서는 반대로 청소년들에게 현대사를 극단적으로 왜곡하는 강의를 버젓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청률을 위해서는 맛집을 조작하고, 서바이벌 게임에 온 국민을 마구 끌어들이는 경쟁도 서슴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이라는 말이 정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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