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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오디오 파일] 조영남과 '모란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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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오디오 파일] 조영남과 '모란동백'

입력
2011.08.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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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동백'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시인 이제하 선생의 노래를 조영남이 다시 부른 이 노래는 발표한지 10여년이 지나서야 열렬 애청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난 정말 재수가 좋아." 모란동백의 뒤늦은 인기와 세시봉 열풍으로 CF 촬영까지, 아이돌 못지않은 스케줄을 소화해야하는 요즘, 환갑을 훨씬 넘긴 조영남은 언제나처럼 '재수가 좋아서'일뿐이라며 겸손해한다.

그는 평소에도 자신의 종교는 '재수교'라며 인기도 돈도 다 재수가 좋아서라고 '겸손'해하곤 한다.

히트곡도 그는 늘 '화개장터'하나로 40년을 버텼다고 엄살이지만, 사실 조영남은 히트곡이 많다.

'딜라일라''사랑이란''내 생에 단 한번만''제비''불꺼진 창''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노래들이다.

그런데 왜 엄살을 부릴까? "겸손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 그래도 사람들이 다 알아. 자랑한다고 알아주는 게 아니라니까!"

비교적 최근곡 중 조영남식 재치가 돋보이는 '겸손은 힘들어'라는 노래와 실제의 그는 이렇게 사뭇 다르다.

이처럼 히트곡도 많고, 뉴욕 평단에서도 인정받는 유명화가이기도 한 조영남이 "영원한 내 노래"라는 확신을 처음부터 품었던 노래가 바로 '모란동백'이다.

"내가 죽으면 장례식 때 이 노래를 후배들이 합창해주었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과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이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는 것을 연결해보면, '모란동백'은 삶의 끄트머리에서 더욱 와 닿는 노래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조영남은 이 노래처럼 인생을 정리하고 뒤를 돌아보기엔 현재 여전히'철없음'중이고, 다양하게'작업중'이다.

그는 정말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KBS1라디오에 있을 때 다큐멘터리 '남북 청소년 역사 탐험대- 실크로드를 가다'의 멘토로 참여한 조영남을 15박16일 동안 지켜본 적이 있다. 실제의 그는 알려진 그와 무척 달랐다.

그는 엄격했다. 남북 청소년 대원들에게 모두 공정하게 대했으며 예의를 강조했고 약속 시간을 정확히 지켰고 열악한 라디오 제작 여건에 단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남북문제 토론에서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고, 토론의 기본을 어기는 것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실크로드 비포장 도로의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도 그는 곧 출판될 책의 마지막 교정을 봤고 여러 명에게 사준 기타에 직접 예쁜 그림들을 그려주었다.

혈압 때문에 무즈타카타산 등반에 불참한 것만 빼고, 그는 15박16일 동안 가장 열정적인 역사탐험대원이었다. 내가 본 조영남은 체질적으로 부지런하고 긍정적이고 성실했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좋아했고 수다를 좋아했다. 그는 '일' 때문에 '사람'을 놓치지 않는, 내가 본 거의 유일한 '유명인'이다. 그런 조영남이기에 최근의 세시봉 열풍에 대한 그의 해석도 이렇다.

"사람들이 세시봉 시대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아니야. 사람들은 세시봉 시대 사람들의 '우정'에 감동하고 있는 거야."

가수로, 작가로, 화가로 일가를 이룬 조영남을 지금처럼 우리가 다소 만만하고 친근하게 오래오래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조휴정ㆍKBS 해피FM106.1 '즐거운 저녁길 이택림입니다'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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