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터넷 바다에 북한 해커들이 침투해 수십억 원을 챙겨간 사건이 확인했다. 정보 도용을 위한 집약적 해킹이 아니라 일반인의 인터넷에 자동프로그램을 연결해 1년 여 동안 수수료 형식으로 수금했다고 한다. 더욱이 북한 노동당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이 개입됐다고 하니 충격이 적지 않다.
서울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재중동포들을 중심으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 '인터넷 작업장' 형태의 베이스캠프를 설치해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우리의 온라인 게임사이트를 무단 이용하는 자동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불법으로 간주될 일이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북한이 김일성대학 등에서 IT전문가를 특별 양성해 우리 국방부나 금융기관, 정부 주요기관의 정보망을 해킹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 개입해 여론 조작을 유도하는 사실도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별다른 여과 없이 방치된 게임사이트에 침투해 이익금을 만들어 빼돌린 것은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시스템은 이미 공간과 국경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인터넷망은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게임프로그램조차 김정일의 뱃속을 불리는 데 이용되고 있었다면 끔찍한 일이다. 당국은 물론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경각심이 새삼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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