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유도만능줄기(iPS)세포(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줄기세포)로 만든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해 새끼 쥐를 출산시키는 연구에 교토(京都)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인간에게 적용되면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연구가 쉬워지고 불임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장인 사이토 미치노리(齊藤通紀) 교수는 "쥐의 iPS세포를 원시생식세포로 분화한 뒤 불임 숫쥐의 고환에 주입해 정상적인 정자를 만들었고, 이를 난자와 결합해 수정시킨 뒤 암쥐의 자궁에 넣어 새끼 쥐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원시생식세포는 정자나 난자 등 생식세포로 분화하기 전 단계의 세포로 이전에도 이 세포를 이용, 정자와 난자로 분리해 수정과 출산을 시도하는 실험이 수 차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사이토 교수팀은 쥐의 iPS세포를 세포 증식과 분화를 촉진시키는 성장인자와 화학물질에 노출시켜 포유동물의 초기단계 배아인 외배엽 세포로 만들고 이를 다시 원시생식세포로 분화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생후 7일된 불임 숫쥐의 고환에 주입, 정상적인 정자를 얻어냈고 이를 수정시켜 두개의 세포로 이뤄진 배아 214개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를 암쥐의 자궁에 착상, 65마리의 새끼쥐를 출산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5일 미국의 과학전문지 셀(Cell)의 인터넷판에도 소개됐다. 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정자를 만든 것도, 정자를 통해 수정 및 출산에 성공한 것도 세계 최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연구를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정자와 난자를 한 사람에게서 모두 얻기 때문에 윤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쥐와 사람은 세포구조가 달라 이 연구를 당장 인간에게 적용하기 어려우며 배아줄기세포나 iPS의 분화를 조절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정범 울산과학기술대 한스쉴러줄기세포연구소장(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은 "세포분화는 자칫 멈추지 않는 암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성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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