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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요트'의 꿈을 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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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요트'의 꿈을 꾸는데

입력
2011.08.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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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고라도 요트 한 척을 꿈꾼다. 내 처지에 불가능한 꿈인 줄 알지만 꿈이어서 꾼다. 부산에서 설립한 협성문화재단이 창조한국인상을 만들었다. 제1회 수상자는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 한 윤태근 선장이었다.

2009년 10월에 자신의 요트인 '인트레피드'호를 타고 부산을 출발해 인도양, 홍해, 수에즈운하, 지중해, 지브롤터해협, 대서양, 남아메리카 최남단을 돌아 태평양을 건너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세계일주 단독 항해였다. 윤 선장이 요트로 항해한 총 거리는 5만7,400㎞, 항해 기간도 20개월이었다.

나의 요트 꿈은 그런 도전과는 다르다. 작은 요트라도 가진다면 고래를 만나러 가고 싶다. 나는 요트로 더 먼 바다에서 더 큰 고래를 만나고 싶은 것이다. 바다에 요트를 띄워 놓고 오가는 고래와 함께 놀다 오는 것이다. 지난 봄에 고향 진해바다에서 세계 요트 전시회가 열려 구경 갔었다. 고급 요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내 주제에 소형 어선도 대안이다 싶어 알아보니 어선은 등록한 지역의 바다만 운항할 수 있고 요트는 어느 바다와 항구에도 항해와 입ㆍ출항이 자유로웠다. 내 주위에서 유일하게 여유가 있는 매제에게 요트 이야기를 슬쩍 꺼냈더니 들은 척도 안 한다. 나는 자동차 면허증도 없는 '뚜벅이족'이다. 요트도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는데, 단지 꿈을 꾸는데도 시작부터 장애가 너무 많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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