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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수도관, 시간당 100㎜ 비에 맞추겠다" 오 시장 수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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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수도관, 시간당 100㎜ 비에 맞추겠다" 오 시장 수해 사과…

입력
2011.08.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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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우면산 산사태 등 수해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리고 강우 빈도 개념에 맞춰져 있던 서울의 기존 방재 패러다임을 이상 기후 변화에 맞게 전면 개편키로 했다.

오 시장은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의 원망과 질타의 목소리를 모두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인재냐 천재냐 원인을 묻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전에 1,000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하며 몸을 낮췄다. 그는 "이번 폭우로 과거와는 수해 양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후 변화 현실을 인정하고, 도시 방재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현재 10년 빈도인 시간당 75㎜의 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시내 하수관거 용량을 시간당 100㎜ 기준에 맞춰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당초 시간당 95㎜정도(30년 빈도)의 폭우에 대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인근 시 도시안전본부장은"앞으로 빈도 개념보다 시간당 강우량 기준에 맞춰 대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상습 침수지역의 하수관거 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매년 5,000억씩 10년 간 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시는 시내 전역의 하수관거 용량을 늘리려면 약 17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해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빈도 개념을 없애고 기후변화에 맞춰 하수관거 용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한국일보 7월 29일자 1면) 연세대 조원철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하수관거를 확대하기 전에 배수시스템을 정밀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며 "지선, 간선 하수관거와 펌프장 등 실태를 파악해 필요한 곳부터 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광화문광장을 돌로 포장한 이후 2년 연속으로 수해가 난 것에서 볼 수 있듯 하수관거 용량만 늘릴 게 아니라 하수도를 흘러가는 빗물의 양을 줄여야 한다"며 "녹지를 확대하는 등 도시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는 또 이번에 침수와 산사태를 당한 피해 지역을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1,5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특히 우면산 등 산사태 지역에는 복구비 387억원을 조기 확보해 빠르면 가을까지 복구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산사태 등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재난대응 시스템도 개선한다. 현재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는 사면, 절개지, 옹벽 등 관리를 도시안전본부에 신설하는 부서에 맡겨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석축, 옹벽 등은 데이터베이스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일정 정도 높이 이상의 석축, 옹벽은 원칙적으로 건축허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은 "지난해 추석 물난리 때도 하수관거 81㎞를 정비하겠다고 선포했는데 시는 올해 5㎞ 구간에만 예산을 배정했다"며 "이번에도 하수관거 확장에 필요한 예산 5조원에 대한 재원조달 계획이 없어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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