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구청장 중 가장 젊은 김우영(42) 은평구청장은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 김 구청장은 "2000년쯤 북촌 한옥마을을 찾았는데 외국인들이 침대가 없는 온돌방에서 자고 이불을 개면서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은평구에는 북한산, 진관사 등이 있어 한국의 멋을 알리는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서울시, SH공사와 은평뉴타운에 한옥마을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파격적으로 2층과 지하실을 만들고, 현대식 화장실과 부엌을 설치해 새로운 한옥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와 SH공사 설득에 나섰는데 마침 서울시가 한옥 활성화를 추진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옥마을 부지 위쪽 북한산 중턱에는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사들의 한글 연구를 위해 독서당을 세운 사연이 있는 진관사가 있다. 비구니 스님의 수행 사찰인 진관사는 리처기 기어도 찾았을 만큼 사찰음식로 유명하다. 은평구는 조계종과 진관사에 사찰음식체험관 건립을 논의 중이다.
북한산 둘레길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은평구에는 마실길, 구름정원길, 옛성길 등 총 12.6㎞의 둘레길이 있는데 이 중 내시묘역길 등 약 4㎞ 구간을 장애인이나 유모차를 동반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어울림 길'로 조성하고 있다. 불광동 장석거리 등에 장터를 만들어 다른 곳에서 출발한 둘레길 탐방객들도 은평구에 들를 수 있도록 하고, 간식거리를 파는 매점을 설치해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은평구는 한옥마을, 진관사 사찰음식, 북한산 둘레길을 연계해 외국 관광객들도 찾고 싶어 하는 전통문화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 북서부의 교통 요지인 수색역을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경의선 수색역을 묶어 서울의 새 관문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구청장은 "수색역이 개발되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은평구에 들러 전통문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뛰고 있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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