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2분기 수익 중 약 90%를 사실상 이자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18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000억원, 전년동기 대비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총수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 각각 9조8,000억원과 4조7,000억원을 벌어들여 총 1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 이자이익은 1,000억원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2조5,000억원 껑충 뛰었다.
단순 수치만으론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113.6%나 급증했지만, 여기에는 4월 현대건설 주식 3,100만주를 매각해 생긴 이익 3조2,000억원이 포함됐다. 사실상 1회성 특별이익인 셈이다.
현대건설 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은행권의 이자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율은 86.7 대 13.3 구조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건설 특별이익을 제외할 경우 2분기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3조원대로 오히려 전분기보다 1조5,000억원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런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수익 의존도는 최근 공개된 금융지주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4,939억원인데 반해, 비이자이익은 1조4,012억원에 불과했다. KB금융지주도 이자, 비이자이익이 각각 3조4,170억원, 1조3,370억원이었고, 우리금융지주 역시 각각 3조6,278억원, 1조4,367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4대 금융지주사 모두 비이자이익에는 현대건설 주식 매각이익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이자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자 수익이 늘어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3.48%였던 NIM이 올해 상반기 3.65%로 올랐고, KB금융도 2.75%에서 3.06%로 늘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은행권 이익이 이자에 편중됐다는 것은 서민들에게서 과도한 이자 수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더욱이 대형 은행들이 예대 마진으로 손쉽게 얻은 수익을 고객서비스 향상에 투입하기보다는 자신들 배 불리는 데만 사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이자이익의 비중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자이익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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