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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사태 해결위해 나선 도법 스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문제 풀어야…전경련·민노총 등 찾아 108배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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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사태 해결위해 나선 도법 스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문제 풀어야…전경련·민노총 등 찾아 108배 할 것"

입력
2011.08.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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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우주가 창조해 낸 가장 위대한 작품이고, 우주의 무게처럼 무겁습니다.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취급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조계종의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장인 실상사 회주 도법(道法ㆍ62) 스님은 3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한진중 사태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농성으로 계속되고 있는 정리해고 철회 노동운동이다. 1월 초부터 200일 넘게 부산 영도조선소의 35m 높이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 지도위원은 이미 죽기를 각오했다. 이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희망버스'와 막으려는 경찰 사이에 매번 적잖은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도법 스님은 "한진중 사태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갈등이 지속되고 그 갈등이 파국으로 끝나서는 결코 우리나라가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진중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4일 노동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민주노총, 한국노총,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찾아가 108배를 하면서 호소문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불교계가 한진중 사태 중재에 나서는 것은 "불교가 구세대비(救世大悲)종교이고 불살생(不殺生)을 제1계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한진중 사태에 대해 회사나 노조 어느 일방의 편을 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사태에 직접 나서는 것은 파국을 막고 극단적인 선택이 이뤄지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툼을 화해시키고 조화 속에 더불어 함께 살도록 하는 것은 원효 대사의 화쟁(和諍)사상의 핵심"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도법 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대화론자다. 지난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을 둘러싼 '봉은사 사태' 때도 중재안을 이끌어냈다. 평소 불교계를 향해 쓴 소리 마다 않기로도 유명하다. 4월 조계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불자회 법회에서는 "정부와 여당도, 조계종단도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화제를 돌려 6월 조계종이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를 설립한 까닭을 물었다. "불교가 더 이상 매력 없는 종교로 인식될 정도로 신뢰와 존경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반성과 쇄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도법 스님은 "우리 사회가 이념과 지역, 탐욕으로 깊게 골이 패였다"면서 "지금이 바로 자성과 쇄신 할 때"라고 말했다. "불교의 화엄적 세계에서 우주와 지구, 인간은 모두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공동체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하고 투쟁하는 것은 서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시대 상황에 맞춰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보수든 진보든,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아요. 그렇지 않으면 걸림돌이 되는 거지요."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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