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총선 때 서울 종로에서 출마할지 여부는 당과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 1번지'인 종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정 최고위원은 내리 4선을 한 호남 지역구(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 불출마를 이미 선언한 상태이다.
그는 당권에 도전하지 않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 대표를 역임하는 동안 6ㆍ2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야권통합과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야권이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인천, 충남, 강원, 경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의 승리를 견인했다"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그간 갈고 닦은 역량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해 (대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대권 도전과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_당 대표 시절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아직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정세균의 어제와 오늘을 알리면 달라질 수 있다. 조급해 할 게 아니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임하겠다."
_요즘 야권에서 많이 거론되는 '문재인 대망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지난 5월 '남부민주벨트론'을 주장하면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역할론을 가장 먼저 꺼냈다. 문 이사장의 등장은 야권 입장에서 대선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_내년 총선에서의 '호남 물갈이론'에 대한 입장은.
"인적 쇄신은 호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맨 먼저 호남이 거론되는 이유는 공천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와 선수(選數)가 쇄신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_최근 호남권 중진들의 수도권, 영남 지역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영남을 강화하고 수도권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다."
_야권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방법으로 대통합을 주장하지만 성과는 미미한데.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10개월 동안 대통합 추진의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 타이밍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서 내가 선도통합론을 제시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만든 세력들이 먼저 한배를 타자는 것이다. 명분 집착보다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때다."
_선도통합론이 손 대표를 겨냥한 것인가.
"야권통합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핵심 이슈인 만큼 중요하다. 통합에 대한 책임 문제에서는 손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_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민주당은 통합 대상이 아니라 정책연대 대상"이라고 밝혔는데.
"통합이든 연대든 정책 협의가 출발점이다. 하루빨리 정책 협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남의 일처럼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통합에 대한 입장과 경로, 방법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_손학규 대표가 서둘러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평시에는 당이 좀더 진보 노선으로 가야 하고, 선거에 임박해서는 폭넓게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옳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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