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을 출발해 목포로 가는 아침 첫 KTX 열차의 고장이 유독 잦은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18일 용산 발 목포 행 KTX 401열차가 충남 논산역 인근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열차 내에 설치된 화면표시기가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401열차는 응급 조치 후 17분 만에 재출발했고 운행 종료 후에도 정식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이 열차는 10월6일에 출발도 하기 전에 용산역 구내에서 트리포드(열차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 고장을 일으켰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불과 14일 만인 10월20일, 오송역 인근 KTX 지연 사태의 주인공도 401열차였다. 이번엔 전력변환 관련 소프트웨어 고장이 '병명'이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TX 401열차는 불과 30여일 사이에 '고장-수리-고장-수리-고장'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이 열차가 고장으로 지연된 사례는 모두 6차례였다. KTX 401 열차는 지난해 3월2일 첫 운행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인 4월2일 화면표시기 고장으로 '고장철'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후 5월25일(통신기기 장애), 9월18일, 10월6일, 10월20일, 올해 3월8일(난방접촉기 불량)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총 지연 시간만 해도 용산~목포 운행시간(200분)의 절반에 달하는 102분이었다.
같은 기간 사고나 고장으로 KTX가 지연된 사례는 모두 86건으로 이 중 고장 빈도에서 단연 401열차가 눈에 띈다. 513열차가 세 차례 고장을 일으킨 것 외에는 대부분 1,2차례에 그쳤다.
'몸값'이 300억원대에 이르는 401열차가 유독 'KTX 집안의 문제아'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코레일 측은 401열차의 '혈통'을 근본적 문제로 꼽는다. 감사원이 최근 대대적 감사에 착수할 정도로 고장을 자주 일으키고 있는 KTX-산천(현대로템 제작) 기종이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비를 했음에도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제작 결함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TX 기관차 총 65대 중 산천만해도 19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작 결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일부에선 지난해 3월 본격 운행을 시작한 401열차가 운행 초기에 혹사당한 점도 한 원인으로 본다.
작년 11월 이전 현장에 배치된 산천 기종은 10대 정도에 불과했다. 때문에 401열차가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나치게 '등판'을 자주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을 수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주요 부품 교체 시기를 앞당기는 등 추석 전에 보완을 마쳐 잔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정해진 내구연한이 있는 만큼 차량 교체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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