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저축은행국정조사 청문회 개최를 위한 증인 채택 마감 시한으로 정한 3일까지 증인 채택 합의에 실패하면서 "청문회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2일에 이어 이날도 특위 여야 간사와 함께 '4인 회동'을 갖고 증인 채택을 위한 절충에 나섰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특위 주변에선 증인 채택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들이 나왔다. 여야 간사가 김황식 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대신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회장 등 2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이들의 증인 채택에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기존에 합의된 일반 증인 64명만으로 청문회를 실시하자고 입장을 정리했다.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민주당 특위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한나라당 간사인 차명진 의원이 정 전 수석과 이 회장은 (증인으로) 받겠다고 해놓고 막상 협상에 들어가니 이 회장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를 열기 위해선 개최 7일 전까지 해당 증인에게 출석요구서가 도착해야 한다. 때문에 청문회를 5일과 8~9일 등 사흘간 열겠다는 당초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2일이 특위 활동 시한이므로 3일 중 증인이 채택돼야 10~11일 청문회 개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는 5일까지 합의하면 12일 청문회를 개최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합의된 증인만 64명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증인이 채택되더라도 정상적인 회의 진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일각에선 국정조사에서 피해자 구제책과 제도적 미비점 정비에 주력하고 검찰 조사가 끝난 뒤 특검을 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도 "청문회 성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특검 자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국정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그 시점의 정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인 만큼 국정조사 이후의 특검 도입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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