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럽 재정위기 공포 다시 확산… 글로벌 증시 곤두박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럽 재정위기 공포 다시 확산… 글로벌 증시 곤두박질

입력
2011.08.03 12:02
0 0

미국 부채상한 협상 타결과 함께 제기된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전세계 금융시장을 덮쳤다. 지난달 31일 밤(이하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다”

고 전격 발표하며 안겨준 안도감은 지구가 반바퀴 도는 동안만 유효했다. 발표 전후 개장한 1일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지만 뒤이은 유럽과 뉴욕증시는 오름세를 타다 말고 하락했고 2, 3일 세계적 혼돈으로 이어졌다. 당장 디폴트는 넘겼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지출 감축으로 인해 더블딥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고 이것이 잠복해있던 유럽 재정위기 확산가능성을 들쑤신 것이다.

디폴트는 넘겼지만 전망은 상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일까지 8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일 종가는 전날보다 32.89포인트(2.56%) 떨어진 11,866.62로 1만2,000선이 붕괴됐다.

투자자의 불안을 야기한 것은 빚 부담에 성장마저 저조하면 부채 줄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일 발표된 6월 소비지출이 21개월 만에 감소세(0.2% 하락)로 돌아선 것이었다. 5일 나올 실업률 지표도 개선되지 않은 9.2%대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이러한 불안심리는 정치권의 논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몇 달을 끌며 지루하게 진행된 부채협상이 불확실성에 불을 지펴 기업활동과 소비를 위축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버드대의 경제학자 제임스 스톡은 “협상이 타결됐지만 기업과 소비자의 확신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하락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2일 증시가 급락한 이후에야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켰다.

암울하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들어 3차 완화는 없다고 공언해왔다. 애초부터 재정감축과 경제성장은 잡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였다.

유로 정상들 해결책 충분치 않았다

유럽의 위기감은 지난달 21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차 그리스 구제금융지원을 결정한 뒤부터 슬금슬금 퍼져왔다. 선택적 디폴트를 감수하면서까지 추가 지원을 결정했지만 그리스의 부채부담을 덜어내는 효과가 사실상 없어 시한만 연장해 준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미국 더블딥 우려마저 제기되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그리스 구제금융지원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양국의 국채 수익률은 치솟았다. 2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 만기채의 수익률은 각각 6.1%, 6.2%로 독일 국채와의 차이가 3.7%포인트, 3.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998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채권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높은 수익률이 지속되면 두 나라는 비싼 자금을 동원해 싼 이자(3.5%로 합의)에 빌려주는 꼴이라 그리스 지원이 어려워진다. 결국은 두 나라에 점점 더 많은 부채부담을 안기게 된다.

그리스 지원 여력을 떠나 6%의 수익률은 자금동원의 한계로 불릴 만큼 위험한 수준이다. 앞서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는 7%대에서 구제금융을 받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