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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섬뜩한 '재난 서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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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섬뜩한 '재난 서울' 영상

입력
2011.08.0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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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3D 영화의 바람을 일으킨 제임스 카메룬이 감독을 맡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잭), 케이트 윈슬렛(로즈)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기념비적인 영화 '타이타닉'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한 영혼을 불태운 사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인간의 물질적인 욕망을 실현시킨 호화로운 여객선 '타이타닉'의 침몰을 배경으로 한 초대형 스펙타클 재난 영화다.

실제로 타이타닉호는 당시의 업그레이드 된 미디어의 힘을 빌려 경쟁적으로 홍보한 덕분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첫 항해를 했다. 북 아일랜드의 항구도시 벨파스트에서 수년 동안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처녀항해에 나선지 나흘만인 1912년 4월 12일에 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해 승객과 승무원 2,228명 중 711명만 목숨을 건지는 대재앙을 역사에 남겼다. '절대 침몰하지 않으리라'던 꿈의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배의 표면이 두 동강으로 찢어져 차가운 북대서양에 침몰했다. 영화는 고증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침몰 당시의 상황을 특수 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난 영화

할리우드가 내놓은 걸출한 재난 영화들은 디지털 영상기술을 포함한 특수효과 기술 구현에 많이 의존한다.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재난영화는 유용하기 때문이다. 재난을 이야기를 풀어가는 효과적인 도구로 운용하려면 실제로 재난이 발생하는 장면(지진, 태풍, 홍수, 산사태, 쓰나미, 화재 등)을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영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특수효과에 투자하게 된다. 96년에 영화 타이타닉의 특수효과를 수행하고 있었던 LA인근의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디지털 도메인사를 방문한 기억이 새롭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등장하는 배는 타이타닉호 1척으로 보이지만 특수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제작한 타이타닉호의 모형들은 부분 파손된 것, 완파된 것 등 다양한 크기의 모형들로 제작되어 있었다. 영화 타이타닉이 만들어질 당시의 디지털 영상기술 보다 훨씬 발전된 지금에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아날로그 기반 특수효과 제작 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재난 서울 영상

우면산 흙 쓰나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겨 차량들이 둥 둥 떠 있는 영상들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상으로 말하고 듣고 메모하는 능력이 보편화되면서 생활 속의 사건들을 담은 상황을 영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 타이타닉이 만들어진 시대까지만 해도 영상으로 메모하는 것은 전문가의 몫이었다. 전문가들이 리서치하여 구성한 영상들을 토대로 재난이 일어나는 상황을 영상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런데 이젠 인재나 자연재해에 의해 발생하는 무서운 재난 상황을 바로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재난 서울 영상들은 그 자체가 공포며 우리의 부끄러움에 대한 메모장이다. 재난영화가 현실인지 현실이 재난영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는 것은 막아야하지 않을까. 100년만의 폭우라는 주장으로 자연재해 탓으로 돌려선 안 될일. 사람이 생활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재난은 인재가 아닐까. 현실이 재난영화의 특수효과로 제작된 영상으로 바로 만들어지는 일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재난 서울의 상황을 수준 높은 영상으로 제작하려면 특수효과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아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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