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화재에는 침수 피해를 본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쇄도하고 있다.
이 중에는 억대 보험금을 청구하는 고급 외제차도 많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포르쉐 파나메라와 벤츠 최고급 사양이 '전손'(전부손해)을 입었다는 청구가 들어와, 각각 2억4,000만원, 2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부화재도 마이바흐, 벤츠 등 고급 외제차 피해가 접수돼 각 1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방에 엄습한 폭우가 부자동네인 서울 강남권을 강타하면서 차량 피해액이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그만큼 지급 보험금도 껑충 뛰어올라 손해보험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31일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로 13개 손보사에 신고된 차량은 총 1만574대, 피해액은 731억원에 달했다. 침수 차량은 작년 9월 태풍 '곤파스'가 몰아쳤을 때의 1만1,198대와 비슷하지만, 피해액은 당시(170억원)의 4배에 이른다.
피해액이 커진 것은 침수 피해가 '부촌'인 강남에 집중된 탓이다. 벤츠, BMW, 렉서스 등 고급 외제차량은 물론 국산 고급차량도 대거 침수됐다. 업계에선 피해 차량 가운데 고급차 비중이 3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물이 차량 지붕까지 차오르고 엔진이 파손되는 피해가 속출한 것도 피해액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곤파스 때는 차에 물이 들어간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완전 침수 차량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유례 없는 침수 피해로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말하는데,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적자는 커진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손해율은 4월 72.7%, 5월 74.1%, 6월 73.3%로 업계 안정치인 70%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이번 폭우 피해로 7월 손해율은 80%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적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큰 태풍이 안 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