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요일이었다. 미국 채무협상에 가려졌던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공포로 번진데다 유럽 재정위기까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실체보다도 투자자들의 심리가 붕괴되면서 패닉 상태를 보인 게 더 큰 문제였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9%(55.01포인트) 급락한 2,066.26에 장을마쳤다. 전날(51.04포인트)에 이어 이틀 간 100포인트 넘게 떨어지면서 60조원의 돈(시가총액)이 사라졌다. 특히 외국인들이 하루 동안 7,815억원 어치를 팔아 치우며 이틀간 매도 규모가 1조1,525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지수도 1.14%(6.15포인트) 내린 531.91에 마감했다. *관련기사 4면
일본 닛케이지수 2.11%, 대만 가권지수 1.49%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증시 역시 전날 2% 넘는 급락세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1%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환율도 요동쳤다. 줄곧 내리막을 걷던 원ㆍ달러 환율은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전날보다 9.4원 급등한 1,06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에 달하면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22.8달러(1.4%) 뛴 온스당 1,644.5달러를 기록, 다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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