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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밀 팔아넘긴 前공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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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밀 팔아넘긴 前공참총장

입력
2011.08.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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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81) 전 공군참모총장이 군사기밀을 빼내 미국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사에 제공해 오다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국가안보를 위한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장까지 지낸 김 전 총장이 무기중개업체까지 차린 뒤 지속적으로 기밀을 누설한 것으로 조사돼 군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무기중개업체 S사를 차린 뒤 공군전력증강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록히드마틴사에 제공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상 누설죄)로 김 전 총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공군대령 출신의 S사 부사장 이모(62)씨, 공군 상사 출신의 S사 상무이사 송모(60)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군사관학교 2기인 김 전 총장은 1984년 공군참모총장으로 예편한 뒤 87년 주대만 대사를 지내고, 2005년 성우회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참여정부가 추진한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과 관련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2006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우리군이 추진 중인 합동원거리 공격탄 증강목표 및 예산액 등 군사2급 비밀인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와 3급 비밀인 ‘국방중기계획’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총장이 95년 S사를 설립한 직후부터 록히드마틴사와 무역대리계약을 맺어 15년 넘게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던 점에 주목, 수사를 확대해 추가로 누설된 기밀도 일부 확인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이듬해까지 누설된 야간표적식별장치, 정찰용 무인항공기 관련 기밀은 시효(7년)가 완성돼 공소사실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록히드마틴사는 S사를 통해 받은 기밀내용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는 등 마케팅에 활용, 실제 야간표적식별장치 도입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S사는 이런 활동 대가로 2009년부터 이듬해까지 총 25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S사는 록히드마틴사 직원들이 방한할 때마다 회의자료 형태로 기밀을 넘겼고, 기밀이 담긴‘월간활동보고서’라는 영문문건을 만들어 수시로 이메일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S사의 기밀수집 경로와 록히드마틴사의 연루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김 전 총장 등은 “해당 자료는 인터넷 또는 방사청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것으로 기밀이 아니고, 이를 록히드마틴사에 넘기지도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 자료는 인터넷이나 방사청 등에서 공개된 문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 본사 직원 3명은 한국에 입국해 조사를 받으면서 “김 전 총장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군사기밀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결국, 검찰은 록히드마틴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해 이들을 불입건했고, 이 사건 연루자들에 대해서도 군사기밀보호법상 탐지ㆍ수집죄는 적용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사 선후배 등 친분관계를 이용해 기밀을 수집했다는 추정은 가능하지만 드러난 것은 없다”며 “다만 누구보다 안보의식이 투철해야 할 군 참모총장 출신이 수수료를 받고자 기밀을 누설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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