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00만 명의 이동통신가입자가 이용하는 LG유플러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가 발생, 무선인터넷 통신이 전국적으로 불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몇 시간만에 일부 복구는 이뤄졌지만 부분적 장애는 며칠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불통사고로는 역대 최대규모다.
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일반 휴대폰용 2세대 통신망과 ▦스마트폰을 위한 2.5세대 통신망(EV-DO 리비전A)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무선인터넷, 이메일, 영상통화, 장문메시지(MMS) 등 데이터 통신을 오전 내내 전혀 이용할 수 없었다. 오후 들어서도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불편은 계속 이어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평소보다 데이터 신호가 5배 이상 폭증하면서 전체 데이터통신망이 마비될 것 같아서 인위적으로 이용자들의 접속을 막아 놓았다"며 "오후 8시 현재 90% 가까이 복구된 상태이며 나머지도 빠른 시간내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한 불통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LG유플러스 다른 관계자는 "단시간 내 해결이 어려워 장애가 며칠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내부장비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외부의 데이터 폭증이나 해킹 등의 공격이라면 함께 연결된 다른 이통사 망에도 장애가 발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LG유플러스 내부의 시스템 문제로 보인다"며 "망 설계나 통신장비의 노후 등을 의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통신망을 겨냥한 모바일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측은 "오전에 디도스로 의심되는 어떠한 외부 공격도 없었다"며 "LG유플러스의 내부 장비 문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원인 중 하나로는 구글 문제도 꼽혔다. 통신업계는 오전에 SK텔레콤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해 구글의 문자 대화 서비스인 구글 토크의 문제로 추정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글 토크 서버에 문제가 발생해 데이터가 막혀있다가 해결되면서 한꺼번에 데이터들이 통신망으로 쏟아져 나오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며 "과거 안드로이드폰용 카카오톡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이를 해결한 점으로 미뤄 볼 때 구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전에 구글 서버 문제로 데이터 통신이 잠시 안됐으나 금방 해결됐다"며 "구글 문제는 전국망을 마비시킬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장애발생 사실을 빠르게 고지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LG유플러스는 장애 발생 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 SMS와 트위터를 통해 장애 사실을 알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장애 고지가 늦은 이유에 대해 "장애가 길어질 줄 몰랐고, 복구에 전념하느라 고지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불통사고는 피해보상문제로도 연결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이용자 약관에는 3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하거나 월 장애발생 시간이 총 12시간을 넘으면 보상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데이터통신의 경우 음성통화와 달리 피해액을 요금으로 환산하기 어려워 보상 방안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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