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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반대하지만, 한진중공업 이전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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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반대하지만, 한진중공업 이전도 반대"

입력
2011.08.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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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를 반대한다고 한진중공업의 이전을 환영하는 건 아닙니다."

부산 영도구에서 40여 년 거주해 온 최모(66)씨는 지난달 30일 3차 희망버스 행사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최씨는 "출근 길 (한진)조선소에서 울리는 요란한 쇳소리를 들으면 일할 의욕이 솟았는데, 대들보 같던 회사가 이 모양이 된 것을 생각하면 무척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도 주민들이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경찰이 검문하니 불안해서 (희망버스) 행사를 반대한 것이지, 한진중공업의 이전이나 정리해고를 찬성하는 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건설하고 상대적으로 영도조선소의 위상은 계속 쪼그라들면서 부산 경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최대 제조업체다. 연간 수출액은 12억 달러로 부산 전체 수출액의 10~15%를 차지해왔고, 관련 조선기자재업체만 1,000여개에 이른다. 진보신당 등이 이 회사 기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 수빅으로 완전 이전할 경우, 부산지역 총생산액은 2조5,000억~3조2,000억원 가량 줄게 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순위 100대 기업 중 부산지역 기업은 르노삼성자동차(90위)가 유일했다. 2009년 매출 95위에 올랐던 한진중공업은 수주 부진으로 매출이 14.6% 감소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부산 시민의 시선은 차갑다. 일부는 거리 행진이나 야간 소음 등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희망버스 행사에 반감을 갖는 게 사실이나, 적지 않은 시민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놓고 사측을 비난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부산경제살리기시민대책위가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부산 시민 1,03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4%가 '대규모 흑자기업에서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정리해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선박수주가 들어온 만큼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60.3%가 찬성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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