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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엄청난 부채 쌓는 美는 세계경제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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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엄청난 부채 쌓는 美는 세계경제 기생충"

입력
2011.08.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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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타결된 미국 부채상한 증액안에 신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자 증세가 빠졌다는 게 요지이다. 경기침체기에 서민과 중산층에 더 큰 희생을 강요하고 결과적으로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이 먼저 작심한 듯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미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를 질타했다.

그는 1일자 '대통령의 굴복'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합의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재앙일 뿐 아니라 미국 경제를 더욱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을 '바나나 공화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외국자본이나 부채로 경제를 연명하는 나라를 비유하는 말로, 과거 만성적인 재정위기에 시달리던 남미국가를 주로 지칭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의 정치력 빈곤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는 전임 부시 행정부의 감세조치를 연장하면서 항복했고, 올해 봄에는 연방정부 폐쇄 위협에 항복했고, 이번에는 부채상한 증액을 놓고 또 항복했다"며 "후퇴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공화당은 더욱 대담해질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미국 억만장자들의 쿠데타'라는 칼럼에서 "증세 없이 정부지출만 줄이는 것은 가난한 사람의 돈을 부자에게 갖다 주는 격"이라며 "이런 퇴행적인 정책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의회에서 벌어지는 것은 "정치적 쿠데타"라며 "대기업을 비롯한 몇몇 억만장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지지자들을 매수하는 등 의회 프로세스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인민일보는 2일자 사설에서 "미국 경제 회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전 세계 경제에서 더 큰 위험요소와 문제점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미국은 여전히 빚더미 경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부채를 이런 식으로 떠넘기면 세계 경제의 안정적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지도자들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미국을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독설을 퍼부으며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1일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주의 셀리게르 호수에서 열린 청년포럼에서 "미국이 엄청난 부채를 쌓아가며 전세계 금융을 위협하고 있다"며 "책임을 다른 나라에 넘기는 것은 기생충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전날 타결된 미 부채증액안은 1일 하원에서 통과돼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2일로 예정된 상원 표결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통과가 확실시돼 부채증액안은 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중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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