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리뷰/ 뮤지컬 '폴링 포 이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리뷰/ 뮤지컬 '폴링 포 이브'

입력
2011.08.02 12:00
0 0

재공연이나 레퍼토리화한 장기 공연이 대세인 뮤지컬계에 모처럼 신작 라이선스 뮤지컬이 등장했다. 지난해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객석 500석 미만 규모의 실험적인 성격의 극장가)에서 초연한 최신작 '폴링 포 이브(Falling for Eve)'가 지난달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지난해 토니상 수상작 '멤피스'의 극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썼다.

장기 흥행작 '아이 러브 유'를 비롯해 '올슉업', '더 씽 어바웃 맨''톡식 히어로' 등의 작가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그의 장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성경에서 따 온 최초의 인류 아담(봉태규, 홍희원, 이동하)과 이브(이정미, 이보람)의 이야기를 특유의 재치로 살짝 비틀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을 알게 되는 과일 '선악과'를 따 먹는 시점이 성경 원문과 다르다. 현대 여성을 상징하는 듯 모험심 강한 캐릭터인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육체의 고통을 경험하는 동안 소심한 아담은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 선악과를 거부하고 홀로 에덴에 남는다. 아담이 이브와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선악과를 먹고 에덴을 떠나게 되면서 결국 어떤 고통이 있어도 사랑하는 여인 이브가 곁에 있는 그곳이야말로 천국임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했다는 성경 내용에 착안해 하나님을 남자(김대종, 이재규)에서 여자(문혜원, 류승주)로 자유자재로 성별을 바꾸는 캐릭터로 그리는 등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치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재치만으로 끌고 가기에 공연 시간 90분은 너무 길다. 영상을 활용하고 세트를 간소화한 무대에 단 6명의 배우만 출연하는 공연이기에 배우의 관객 흡인력이 중요하지만 배우들의 준비는 많이 부족했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아담 역의 봉태규는 가창력이 평균 성인 남자 수준에도 못 미쳤다. 배우들 상호 간의 연기 호흡도 다소 어색했다.

록과 팝,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의 매력도는 높지만 공연 초기인 까닭에 이야기와 연기, 연출이 아직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해 아쉬운 구석이 많다. 그래도 한국 관객의 큰 공감을 얻은 디피에트로의 전작들을 경험한 바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뮤지컬이다. 연출 김효진. 9월 11일까지.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