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한상대(52ㆍ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 후보자(현 서울중앙지검장)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차동민(52ㆍ13기) 서울고검장이 2일 퇴임식을 갖고 25년 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ㆍ지검 청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차 고검장은 “검찰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조선 초기 명재상이었던 맹사성과 무명선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소년등과로 우쭐해하던 맹사성에게 찻잔이 넘치도록 물을 따르다 지적을 받은 무명선사가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치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고 꼬집었고, 당황해 급히 나가던 맹사성이 문에 부딪히자 이번에는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고 충고했다는 내용이다. 차 고검장은 “국민 앞에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겸손한 검찰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수요자인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고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변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1986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차 고검장은 서울지검 특수3ㆍ2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으며, 동기인 한 후보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4일)를 앞두고 용퇴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한 후보자도 참석했다.
한 후보자와 13기 동기인 황교안(54) 부산고검장과 조근호(52) 법무연수원장도 이날 퇴임식을 갖고 검찰을 떠났다. 검찰총장 직무대리인 박용석 대검차장은 8일 퇴임식을 가질 계획이며, 황희철 법무부 차관은 권재진 법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요청서 채택 후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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