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2일 오전 8시40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召天)했다. 향년 65세.
하 목사는 1일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나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85년 온누리교회를 세워 신자 7만 5,000여명이 등록한 국내 대표적인 대형교회로 키웠다.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열두 가족이 모여 기도한 것으로 시작된 온누리교회는 현재 서울 서빙고동 본당을 비롯해 양재, 경기 부천, 수원, 대전 등 전국에 9개 교회와 4개 기도처, 25개 비전교회를 두고 있다.
하 목사는 전 세계에 1,220명의 선교사를 보내고 일본 등에서 한류와 선교를 결합한 문화 선교 집회‘러브 소나타’를 개최하는 등 해외 문화 선교에도 앞장서왔다. 엄숙한 설교의 틀을 벗어나 팝, 패션쇼까지 끌어들이며 ‘열린 선교’, ‘문화 선교’ 개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교회 개척 5년 전인 80년 출판사 두란노서원을 설립, 문서 선교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하 목사는 고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 등과 함께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끌었으며, “성경과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평소 한국 교회를 위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간암 수술을 일곱 차례나 받는 등 지병에 시달리면서도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까지 주일 예배를 인도하는 등 마지막까지 열정을 불태웠다.
고인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숨을 거두기 직전 세례를 해줬으며,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도 고인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5월 재혼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프로야구 선수 봉중근의 주례를 서기도 했다.
생전에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지인들은 갑작스러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어령 전 장관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씨앗 자체가 죽는 것 같지만 무수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처럼 그분은 돌아가셨지만 한 알의 밀알같이 많은 생명을 살리셨고, 저도 그중에 하나”라고 애도했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정녕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배우 한혜진씨는 트위터에 “사랑하는 하 목사님 편히 쉬세요. 그 사랑 잊지 못할 거에요”라는 애도의 메시지를 올렸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배우 추상미, 가수 윤종신 등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온누리교회 서빙고 본당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과 성도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하 목사는 생전에 <사도행전적 교회를 꿈꾸다> <나는 선교에 목숨을 걸었다> <광야의 삶은 축복이다>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으며,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부회장,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을 역임했다. 전주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신동아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형기씨와 1남 1녀. 빈소는 온누리교회 서울 서빙고 본당 두란노홀. 발인 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 장지는 강원 원주시 문막읍 궁촌리 산152 온누리동산. (02)3215-3188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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