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1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나는 대선 3수생"이라고 말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 좌절했고, 2007년엔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본선에서 패했다.
정 최고위원은 내년 4월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구(전주 덕진)에서 정치를 마치겠다"며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부쩍 이념적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는 그는 손학규 대표의 노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_1~3차 '희망버스'에 올랐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모든 이에게 일자리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겠느냐. 이게 정치의 문제가 아니면 뭐가 정치의 문제인가. 이들은 목숨을 걸고 대기업의 정리해고에 맞서고 있다. 지금 예수가 온다면 가장 고통스러운 현장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 중인) 85호 크레인 위에 올 것이다."
_부유세 주장 등 좌클릭 강화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평도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하는 동안 줄곧 기득권이 아닌 서민과 중산층 쪽에 섰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가 내 인식의 불철저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됐다. 이후 줄곧 담대한 진보를 부르짖어 왔다."
_그런 가치에 비춰 손학규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평가한다면.
"손 대표의 길보다 내 길이 민주당의 정체성에 더 가깝다. 확실한 진보적 민주당이자 민주진보진영의 대표세력이 되어야지, 어중간한 당으로는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 수 없다."
_그럼 내년 대선에 다시 나올 생각인가.
"나는 대선으로 치면 3수생이 되는 셈이다. 실패도 자산이라면 민주당이 어디로 가야 할지 나만큼 아는 사람이 있겠는가. 희망버스를 타느냐 안 타느냐를 떠나 손 대표의 노선으로 당이 가면 집권할 수 없다."
_혹시 연말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있는가.
"당과 국민들에게 빚을 많이 진 사람으로서 집권세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권은 관심 범위가 아니다."
_총선에서 현 지역구에 출마하는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역구민과의 신의를 말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지역구민 동의 없이 한 번 떠났다가 돌아오면서 여기서 정치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그걸 변경할 이유가 없다. "
_내년 총선 결과를 전망한다면.
"분위기가 좋다는 식의 착각을 하면 안 된다. 야권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석은 좀 늘지 몰라도 판은 뒤집어지지 않는다. 천하를 간장종지에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 울타리를 열고 정권에 분노하는 민심을 담아야 한다. 그런데 손 대표는 야권통합 문제에서 뒷짐을 지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몸을 던져야 한다."
_하지만 진보정당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데.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20석도 훌륭한 목표이긴 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2012년에 한판 벌이고 싶어하는데 교섭단체만을 추구하는 건 좀 쫀쫀하다. 꿈을 크게 잡아야 한다."
_요즘 야권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속자이고 적자다. 그에 대한 기대는 민주당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가 워낙 부도덕하니 정직한 인물에 대한 갈망이 그런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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