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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자 지연… 인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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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자 지연… 인도 스타일?

입력
2011.08.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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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이달 예정이었던 중장기 발전 계획 발표를 조용히 연기했다. 새 주인인 마힌드라가 그렇게 요구한 탓이다.

쌍용차에게는 투자 없이 '먹튀'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전 주인 중국 상하이차의 아픈 기억이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상태. 때문에 회사 안팎에선 "마힌드라도 상하이차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향후 신차 개발 및 시장 확대 청사진 등을 담은 중장기 발전방안을 원래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었다. 상하이차의 철수 이후 긴 노사분규를 겪고, 겨우 새 주인을 맞아 3월 법정관리까지 졸업한 쌍용차로선 모처럼 미래와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요구에 따라 발표는 연기됐다. 이에 따라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도 모두 2013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쌍용차의 한 임원은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는 연기됐지만) 추가검토가 필요해서 그런 것일 뿐"이라며 "쌍용차의 실적이 좋아 마힌드라의 투자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 달 1만763대를 판매, 올 들어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7월까지 누적판매대수는 6만6,000여대로, 지금 추세라면 올 목표치(12만1,000대)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투자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상하이차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힌드라측도 쌍용차측도 투자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미식 전통을 갖고 있는 인도기업의 업무 스타일 자체가 워낙 꼼꼼하고 신중해서 그런 것일 뿐이란 얘기다. 회사 관계자도 "인도기업(마힌드라)과 중국기업(상하이차)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하이차는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에 가까워 의사결정이 관료적이고, 경영진의 책임성이 떨어졌다는 평가. 반면 마힌드라는 인도 펀자브 지방의 전통 부호로, 마힌드라 가문의 강한 오너십으로 무장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최조한 코트라 아대양주 팀장은 "인도 대기업은 방향을 결정하고도 세부사항은 신중하게 검토하는 특징이 있다"며 "쌍용차의 경우도 현재 그룹 회장인 커슈브 마힌드라 회장 일족이 투자의 세부 규모과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마힌드라의 현 경영진은 대부분 영국과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인수합병(M&A) 경험도 풍부하다. 쌍용차 인수를 비롯해 자동차 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아난드 마힌드라(56) 부회장도 영국 캠브리지대와 미국 하바드대 출신으로 최근 10여년간 M&A를 통해, 금융부문을 집중 육성해 왔다.

이 같은 M&A노하우는 쌍용차 인수직후에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쌍용차 정규직뿐만 아니라 사내하청 비정규직 등 4,700여 직원에게 500억원 규모의 위로금을 지불한 것. 직원들에게 '그 동안 기본급 동결(3년), 상여금 반납(2년) 등으로 고생했으니 새 출발을 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 한마디로 피인수기업의 직원들을 다룰 줄 안다는 얘기다. 아난드 부회장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쌍용차의 불운했던 과거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쌍용차의 사람과 제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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