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을 하루 앞두고 재정지출삭감과 부채상한 증액협상을 타결하면서 세계 경제는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긴축재정이 경제회복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줄어든 정부의 지출로 인해 경기회복이 더욱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앞으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극적타결 환영
1일 미국의 극적 협상타결 소식에 주요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83%올랐고 ▦일본 니케이지수 1.3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08% 등 상승세를 보였다.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유럽증시도 타결을 환영하며 상승출발했으나 미국의 제조업지표 악화에 하락 반전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상승 출발했지만 제조업지표 영향으로 등락을 이어갔다. 알라딘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 닐 네일링어는 “기대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협상타결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줄곧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 가치도 반등했다. 반면 위기감의 확산으로 줄곧 치솟던 금시세는 1%이상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디폴트라는 최악의 위기를 넘기고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세계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더블딥 가능성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더딘 경제회복이 더블딥(경기회복 후 다시 침체)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 1.8%보다 낮은 1.3%에 그친 것도 연방정부가 지출을 줄인 것이 한 몫 했는데 앞으로 정부가 풀 수 있는 실탄은 더 부족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가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 실업률은 더 높아지고 경제성장은 둔화하며 불평등은 심화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지출을 삭감하면 미국의 경제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가 지출을 삭감하더라도 최소한 1년 뒤부터 실행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와 내년 사이 중국의 수출에 타격이 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2%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중국 광저우(廣州)일보가 1일 보도했다.
큰 타격 없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성장엔진이기 때문에 경제적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메릴랜드대 피터 모리치 경제학 교수는 “지출삭감이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최소한 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합의안에서 세금인상 부분이 빠졌기 때문에 고용주와 소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협상이 타결돼도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다. 미국 국채는 금융시장에서 완벽한 완전자산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국채 등급이 하락해도 계속 투자가 이뤄지고 투매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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