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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다시 뜨나… 한달새 1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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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다시 뜨나… 한달새 15% 급등

입력
2011.08.0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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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의 상승세가 파죽지세(破竹之勢)다. 최근 한달 새 15% 가까이 급등하더니, 미국발(發) 불확실성이 해소된 1일에는 544.39로 마감해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형님'(코스피)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휘청대며 3.71% 오르는데 그쳤다. 개미들의 투전판 정도로 여겨지던 증시의 천덕꾸러기 코스닥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악재가 코스닥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영증권 임태근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변수에 매우 민감하다"며 "미국 디폴트 위기가 불거지면서 이들이 투자를 꺼리는 사이,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외국인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가격이 싸고 저평가된 코스닥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미국발 악재가 부각됐던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조8,447억원, 코스닥시장에선 2,109억원을 순수히 팔아 치웠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글로벌 변수에 요동치는 유가증권시장을 떠나 틈새시장인 코스닥에서 4,461억원을 순매수했다.

중ㆍ소형주의 2분기 깜짝 실적도 코스닥 상승에 한 몫 했다. 삼성전자와 LG화학 등 대형주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은 반면, 작은 기업들은 보란 듯이 좋은 실적을 줄줄이 쏟아냈다. 예컨대 디지털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는 2분기에 전년 동기비 225% 급증한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또 반도체장비 생산업체 탑엔지니어링과 보안솔루션 전문업체 안철수연구소 등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코스닥시장에선 녹색산업, 교육, 오락, 대선 등 시류에 영합하는 '묻지마' 테마주들이 주로 개미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엔 실적이 뒷받침된 가치주들이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코스닥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인데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내수활성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코스닥에 등록된 음식료 업종 등 중ㆍ소형 규모의 내수주가 수혜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상승랠리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잘 나갈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과 대외 악재가 진정되는 시기에 코스닥의 운도 다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신증권 김용식 스몰캡 팀장은 "저평가된 가치주가 상승 동력을 얻은 이상 하반기 내내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부품과 화학, 음식료 업종을 눈 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 조병헌 연구원은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는 건 대외 악재에 힘을 못 쓰는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일종의 반사효과"라며 "글로벌 악재들이 차례로 해결되면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자금도 다시 코스피 대형주를 좇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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