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사표를 제출한 MBC 김재철 사장을 재신임하기로 결정했다. MBC 노동조합은 이에 앞서 김 사장이 복귀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방문진에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방문진은 “김 사장의 사의 표명은 핵심공약이었던 지역 MBC 통폐합 등 광역화 작업이 지연된 데 대한 도의적 책임으로 재신임을 물은 것으로 본다”며 표결에 붙여 찬성 6표로 재선임 결정을 내렸다. 전체 9명의 이사 중 야당 측 3명은 여당 이사들의 표결 강행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김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ㆍ창원 MBC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항의하며 지난달 29일 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사장은 2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날 방문진 이사들의 요구에 따라 이사회에 출석, “사표는 진의가 아니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통폐합 결정을 미룬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히고 20여분 만에 회의실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항간에 떠돌던 총선 출마설 등을 일축하고 MBC 사장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엄기영 전 사장이 사퇴하면서 MBC 사장으로 선임돼 잔여 임기를 마치고 올해 2월 연임됐다. 임기는 2014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이다.
김 사장의 재신임 효력 등을 놓고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방문진은 잡음을 없애기 위해 주주총회를 거쳐 재선임 절차를 밟기로 했다. MBC 노조는 “방문진은 김 사장의 사표를 반려할 권리나 권한이 없다”며 “편법적으로 김 사장을 1년 반 만에 3선 사장으로 만드는 만행을 자행할 경우 MBC는 최악의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총파업 결의를 다졌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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