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록티의 시대'가 왔다.
지난 달 31일 막 내린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라이언 록티(27ㆍ미국)가 최고의 스타였다. '전신수영복' 퇴출 후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5관왕에 오른 록티는 마이클 펠프스(26ㆍ미국)를 따돌리고 최다 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금메달 5개를 따냈음에도 록티는 자신에게 불만을 나타냈다. 기록과 다관왕에 관한 불만이었다. 록티의 넘치는 자신감과 욕심 때문인지 1년 후 런던올림픽에서는 전대미문의 9관왕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관왕 도전 가능할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펠프스는 전무후무한 8관왕 대기록을 작성했다. 펠프스는 자유형 200m, 개인혼영 200ㆍ400m, 계영 400ㆍ800m, 혼계영 400m, 접영 100ㆍ200m 8개 종목을 석권했다. 당시 펠프스는 접영 100m를 제외하고 모두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계의 스포츠인들은 경이적인 펠프스의 8관왕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록티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출전 9개 종목을 모두 우승해야만 가능한 도전이다. '만능수영스타'인 록티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자유형 200m, 배영 200m, 개인혼영 200ㆍ400m, 계영 800m 외에도 자유형 100m와 배영 100m, 혼계영 400m, 계영 400m에서 금빛 도전이 가능하다. 록티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을 따낸 혼계영 400m 팀에 자신이 제외된 것에 대해 "혼계영 팀에 속하길 바랬다. 그것이 내가 수영을 해온 방식"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만약 록티가 혼계영에 참가했다면 6관왕이 가능했다. 단거리 종목으로 분류된 자유형 100m와 배영 100m에서 록티가 무수한 스프린터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동료 클래리는 "만약 펠프스가 치고 올라오지 못한다면 록티가 펠프스가 될 수도 있다"고 9관왕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대의 적은 역시 펠프스
록티는 상하이 대회 최고의 별이 됐음에도 자책했다. 그는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나는 행복하지 않다.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기록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27세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록티는 여전히 자신의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하루 1만8,000m를 역영하는 '연습벌레' 록티가 런던올림픽까지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9관왕은 단순히 '미친 도전'으로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최대 적은 펠프스다. 록티는 펠프스와 3종목이 겹친다. 개인혼영 200ㆍ400m와 자유형 200m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록티는 펠프스를 따돌리고 3종목에서 모두 웃었다. 하지만 펠프스가 베이징올림픽 때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록티의 정상 수성은 힘들 수 있다. 188㎝의 록티는 193㎝의 펠프스와 비교해 신장에서부터 폐활량 등 모든 신체적 조건이 불리하다. 그렇지만 록티는 수영코치인 아버지와 함께 엄격하게 자신을 채찍질한다. 엄청난 훈련량으로 인해 '대기만성'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게 록티다.
'땀과 훈련량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통용된다면 록티의 도전은 꿈만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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