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한국 정부의 입국 불허 방침을 무시하고 김포공항으로 입국을 시도, 한일 양국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 중의원 의원과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 의원등 자민당 '울릉도 방문단'은 어제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해 입국을 시도하다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들에 가로막혔다. 정부는 이들이 타고 온 젠닛쿠(ANA) 항공 낮 12시 40분 편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었으나 이들은 입국 불허 사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하며 하루 종일 송환대기실에서 농성했다. 이들과 행동을 같이해 온 우파 역사학자 시모조 마사오 다쿠쇼쿠대 교수는 하루 앞서 혼자 입국하려다 입국 심사에 걸려 일본으로 되돌아간 바 있다.
우리는 이들에 대한 입국 불허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이해한다. 국내에서 불길처럼 일어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ㆍ규탄 움직임에 비추어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통보가 지나친 과장이 아닌 데다 이들의 정치적 행위가 "국익을 해칠 수 있다"는 법적 판단에도 그릇됨이 없다. 처음부터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전략적 무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면 몰라도, 저마다의 이유로 한껏 국민감정을 달군 마당이고 보면, 우선은 급한 불을 끄고 보는 게 맞다.
다만 이들의 입국이 불발했지만, 애초에 울릉도 방문을 통해 이루려던 정치 목적은 김포공항 송환대기실 농성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리적 충돌 등 극적 장면은 없었지만, 독도 문제에 대한 주장을 한일 양국과 국제사회에 알렸다. 독도 문제에 미칠 실질적 영향은 전무하지만, 적어도 자민당 우파 정치인들의 자기만족에는 기여했다.
문제는 그에 따른 일시적 양국 관계 냉각이 국민 감정을 깊이 건드려 어느 때보다 돈독한 양국 민간관계에까지 파급될 위험성이다. 일본 야당 정치인의 '정치 쇼'를 일본 정부나 국민 전체로 확대해 볼 것도, 역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한 국내 정치인들의 과잉 행동에 휩쓸릴 것도 아니다.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한결 담대한 자세로 궁극의 국익을 직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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