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1개월간 수입은 대폭 늘어난 반면 수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대(對) EU 월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1일 관세청이 발표한 '한ㆍEU FTA 발효 후 7월(1~29일 기준) 수출입 성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대 EU 수출은 1년 전보다 12% 줄어든 40억8,000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34% 급증한 41억4,000만달러로 6,000만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대 EU 무역수지는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매월 흑자를 유지해 왔으며, FTA 발효 직전 달인 6월에도 10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수입은 거의 전 품목에서 증가했다. 항공기 및 부품이 1,700% 급증한 것을 비롯해, 합금철선철 및 고철(269%) 자동차(96%) 기계(55%) 반도체 제조용 장비(53%) 등이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먹거리 제품 가운데는 돼지고기 수입이 215% 늘었으며, 치즈(44%) 닭ㆍ오리고기(37%) 와인(30%) 초콜릿(19%) 등의 수입량도 증가했다.
수입가격은 돼지고기 가격이 FTA 발효 전 3,612원(㎏)에서 2,894원으로 20% 가량 떨어졌고, 가금류(-12%) 수산물(-7%) 등에서도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와인(47%) 치즈(4%) 초콜릿(10%) 등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수출은 자동차(84%)와 석유제품(81%)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선박(-70%) 반도체(-44%) 무선통신기기(-12%) 등은 감소했다. 관세청은 "수출이 줄어든 품목들은 대부분 FTA 이전에도 무관세로 수출되던 것들이어서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도 15% 늘어난 만큼 점차 FTA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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