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청이 거둬들인 세금이 166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과 대기업의 실적 호전으로 법인세ㆍ소득세가 모두 증가한 데다, 특히 사치성 제품과 골프장 등에서 걷는 개별소비세가 39%나 늘어나면서 세수 확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함에 따라 내년 세수 전망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1일 국세청이 공개한 '2010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작년 세수는 166조149억원으로 2009년(154조3,305억원)보다 12조원 가량(7.6%) 늘어났다. 정부가 작년 초 목표로 세웠던 160조2,000억원보다도 6조원 가량(3.6%) 더 걷힌 것이다. 국세청은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수가 2%가량 줄었지만, 작년에는 대기업 위주의 실적 개선과 소비 확대 등에 힘입어 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목 별로는 직접세가 77조8,062억원으로 7.3% 증가했고, 간접세는 60조7,324억원으로 6.3% 늘었다. 직접세 중에서는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들이 내는 갑종근로소득세가 15.7%, 자영업자나 전문직종이 내는 종합소득세가 8.3% 늘었고,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는 5.7% 증가했다. 간접세 중에서는 금융위기 때 급감했던 개별소비세가 39.1% 증가하며 3년 만에 다시 5조원대 세수를 회복했다. 부가가치세는 4.5%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세수 목표를 작년보다 9조원가량 늘어난 175조원으로 잡고 있는데, 현 추세로는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문제는 내년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이익이 급감하면서 법인세 소득세 등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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