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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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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1.08.0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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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ㆍ남아공)가 런던 올림픽에서 뛰는 게 과연 정당한가?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난 31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400m를 45초07에 골인하면서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A기준기록(45초25)을 통과했다. 피스토리우스의 기록은 턱걸이 수준이 아니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5위,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4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나다.

가디언은 피스토리우스가 A기준기록을 통과할 당시 가장 늦게 출발했으나 마지막 100m 구간을 남겨두고 솟구치면서 나는 듯한 스피드를 냈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다리가 바람을 가르는 듯 날렵하게 움직였다고 묘사했다. 가디언은 또 피스토리우스가 1999년 마이클 존슨의 세계기록(43초18)에는 2초 가량 뒤지지만 의미 있는 성취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중 그가 만약 남아공 대표로 선발된다면 대구 세계선수권과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가 착용한 탄소섬유재질의'플렉스 풋 치타'라는 의족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피스토리우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주자들은 그가 불공정한 방법으로 기록을 단축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피스토리우스는 스타트라인에선 안락의자에서 일어서는 중년 남자처럼 천천히 출발하지만 의족의 영향으로 막판 스퍼트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이런 반론에 귀를 기울여 2008년 1월 피스토리우스에게 일반인 대회 참가를 불허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는 스포츠중재법원(CAS)에 제소했고 같은 해 5월 CAS는 피스토리우스가 의족을 이용해 얻는 유리한 점이 불분명하다며 대회참가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듬해 의학전문지 '응용생리학 저널'이 "플렉스 풋 치타 의족을 신고 400m레이스에 나서면 10초정도 기록을 앞당길 수 있다"는 논문을 게재하는 등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가 의족으로 덕만 본 게 아니다. 2008년 네덜란드의 한 공항에서 테러범으로 오인 받아 수갑을 차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09년 남아공에선 보트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하기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먹고 잘 때도 육상만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특별한 이유다"라고 항변했다. 피스토리우스와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마틴 루니(24)는 "피스토리우스에게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며 추켜세웠다. 이에 반해 정작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 스타들은 피스토리우스가 패럴림픽을 제쳐두고 일반인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변절행위로 보기도 한다.

논쟁의 결론을 내기란 쉽지 않다. 가디언은 그러나 피스토리우스가 일반인 대회에 나서는 것 자체가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15년 전만해도 장애인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모두들 방이 떠나갈 듯 웃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나를 보라. 당신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나처럼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지 않는가" 라는 장애인 농구선수출신 TV해설자의 말을 인용하며 끝을 맺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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