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녀마루 일부가 떨어져 나간 흥인지문 2층 지붕에 2일 인부들이 긴급 보수작업을 하려고 다가가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興仁之門ㆍ동대문) 지붕 일부가 폭우로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종로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흥인지문 2층 용마루(지붕의 가장 높은 부분)와 연결되는 내림마루(폭1m, 넓이 20cm)가 떨어져 나가 안쪽에 있던 흙이 드러났다. 구청은 당일 행인의 신고를 받았으나 나흘간 방치하다 2일 오후 임시 보수공사에 착수했다. 흥인지문에는 화재 예방 등을 위해 경비원 9명이 3교대로 24시간 순찰하고 있지만 훼손 사실을 알지 못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건물이 낡아 내림마루에 미세 균열이 많이 생긴 상태에서 물이 스며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신고 접수 이후 사흘간 비가 와 보수공사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전체 용마루와 내림마루에서도 균열이 발생, 틈으로 풀이 자라고 있다"며 "빗물이 계속 유입되면 최악의 경우 지붕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균열 원인으로 생석회와 백토부족을 꼽으면서 "과거 용마루를 부실하게 공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6년 흥인지문 외곽 옹성에 대한 보수공사가 있었으나 본 건물에 대한 보수는 1963년 이후 이뤄지지 않았다. 종로구청 측은 "문화재청에 신청한 45억원의 예산이 나오면 순찰 방식, 지붕 보수 등 모든 문제점을 검토,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사정원 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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