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꽃들을 재배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22일 경기 시흥시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행복한 농원' 설립식에 참석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엿보였다. 초화류ㆍ관목류 재배ㆍ판매와 조경관리를 주업으로 하는 행복한 농원은 SK이노베이션이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접 설립에 나선 사회적 기업. SK이노베이션이 행복한 농원의 초기 설립 자금을 지원하고, SK건설의 자회사인 SK임업이 조림, 조경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로 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행복한 농원은 지역민과 지자체, 사회적기업 구성원 모두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 기부나 봉사 차원을 넘어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회적기업 설립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저소득층과 소외 이웃들에게 일자리를 제공,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 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을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08년 통일부, 사회복지법인인 열매나눔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박스 제조기업인 '메자닌아이팩'의 설립을 지원했다. 또 사회투자지원재단, 열매나눔재단 등과 함께 친환경 블라인드 제조기업인 '메자닌 에코원'의 설립을 지원해 저소득층의 고용안정을 돕고 있다.
또 2009년 6월엔 '고마운 손'의 설립을 지원했다. 이 업체도 소외계층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친환경소재를 사용해 핸드백과 지갑 등 패션ㆍ잡화류를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처음 장애인과 새터민 등 5명으로 시작했던 고마운 손은 일취월장 성장해 어느덧 3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중견 패션잡화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하청과 기술 지원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MCM 등 유수의 패션업체로부터 발주 받은 제품을 생산하며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설립한 행복한 농원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기존에 지원한 사회적 기업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전까지 설립 지원만 했으나 이번에는 기획, 설립, 운영의 전과정을 직접 챙겼다.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정상궤도로 올려 놓기 위함이다. 대규모 초화류 시장이 위치한 경기도내 행복한 농원을 설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사업이 잘 진행되면 최대 20여명까지 소외 계층을 고용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SK이노베이션이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회사라는 기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외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고 있다.
매년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전국 50여개 지역에서 10만여 포기의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등의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활동을 갖고 있다. 올해 8년째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이 행사는 배추와 무의 조기 계약을 통해 재배 농가를 지원하고 질 좋은 재료를 확보, 김치 담그기와 소외이웃에게 전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구자영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여명, 한국 YMCA 등 일반 자원봉사자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8,000포기를 담가 은평의 마을, 서울 SOS 어린이 마을 등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고유가 시대에 소외이웃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2005년부터 '사랑의 연탄 나눔' 활동을 통해 매년 100만장의 연탄을 4,000여 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 300장씩, 동절기 3개월 사용분이 지원돼 연탄가격 상승으로 힘겨운 소외이웃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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