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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대선 테마주, 한국에서만 기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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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대선 테마주, 한국에서만 기승 왜?

입력
2011.07.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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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테마주' 열풍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합류했다. 지난달 <문재인의 운명> 이라는 책을 출간한 이후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대선주자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선 테마주는 상반기에 독보적 인기를 누린 '박근혜 테마주'와 '문재인 테마주' 2강 체제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테마주는 오로지 그의 인맥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게 특징이다. 반도체 부품 업체 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는 7월 15일부터 보름간 77.1% 급등했다. 이 회사가 과거 문 이사장이 소속됐던 로펌(법무법인 부산)의 고객이었고, 문 이사장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이 퍼져서다. 주가 급등이 심상치 않자 한국거래소는 최근 풍산 측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는데 "특이사항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여성의류업체 대현은 신현균 대표가 문 이사장과 등산친구라는 루머가 돌면서 한달 새 94.5% 뛰었고, S&T모터스는 최평규 회장이 문 이사장과 경남고ㆍ경희대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기간 19%나 올랐다.

일찌감치 유력 대선주자로 부각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관련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복지정책을 화두로 던진 작년 12월 이후 7개월간 유아용품 전문업체 보령메디앙스는 975%, 아가방컴퍼니는 593%나 치솟았다. 박 전 대표의 조카사위 박영우씨가 대주주로 있는 자동차시트 및 부품 제조업체 대유에이텍도 같은 기간 205% 급등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정보팀장은 "대선 테마주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기현상"이라며 "2008년 미국 대선 때도 정작 본토에선 '오바마 테마주'라는 말 자체가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대체에너지, 환경, 헬스케어 등 관련 테마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대박을 노리는 개미들의 한탕주의 말고도 한국적 특성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미성숙한 정치문화와 개인의 한탕주의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과거 정치 경험에 비춰 한국인들은 정권을 잡은 인물이 자기 인맥을 줄줄이 요직에 앉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들 스스로 정치적 영웅이 극적으로 탄생하길 바라는 기대감과 개인 주식투자자들의 한탕주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선 테마주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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