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해 전력이 탄탄해진 롯데는 한 명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렸다. 4번 타자 이대호(29)다. 한동안 타격 슬럼프를 겪던 이대호가 이틀 만에 홈런포를 가동, 2%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이대호는 31일 부산 두산전에서 0-1로 뒤지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상대 선발 페르난도의 초구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이대호의 방망이는 호쾌하게 돌아갔다. 29일에 이어 이틀 만에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는 시즌 22호를 기록하며 2위 최형우(19개ㆍ삼성)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또 3회말 1사 1ㆍ3루에서 좌전 안타로 타점을 추가한 이대호(74개)는 타점 1위 이범호(75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롯데가 이대호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4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이로써 5월21일 잠실 LG전 이후 71일만에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첫 4연전 싹쓸이와 홈 4연승, 두산전 3연승을 올린 롯데는 시즌 42승42패3무를 기록하며 LG(42승42패)와 함께 본격적인 4위 싸움을 예고했다.
반면 두산은 1~3 선발을 내세우고도 부산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해, 6위 자리마저 안심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4위권과는 5게임차까지 벌어졌다.
두산이 1회 이종욱의 솔로포로 앞서 갔지만 롯데는 2회 이대호의 홈런, 조성환의 1타점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양팀이 3회 사이좋게 한 점씩 주고 받은 상황에서 두산은 5회 김동주와 이성열의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의 뒷심은 강했다. 6회 2사 후 황재균의 3루타, 문규현의 우전 안타를 묶어 4-4 균형을 맞춘 롯데는 곧이어 전준우가 페르난도의 초구를 걷어 좌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시즌 9호 홈런. 롯데는 7회 조성환의 적시타와 8회 손아섭의 내야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굳혔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과3분의2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8-7 승리를 지켰다. 김사율은 또 4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롯데 투수가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한 적은 2001년 8월26일~2001년 9월1일 이후 약 9년 11개월 만이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올해 경기 중 제일 힘들었다. 내일 쉬는 날이라 필승조를 가동했는데 불펜 투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주에서는 넥센이 송지만의 3점 홈런을 앞세워 9-4 대승을 거두고 KIA전 8연패 및 광주를 3연패를 탈출했다. 송지만은 1회 2사 1ㆍ2루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SK는 대전에서 3타점을 몰아친 '올스타전 홈런왕' 박정권의 맹타에 힘입어 5-2 승리를 거뒀다. 2위 KIA와 3게임차. 정우람은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4홀드째를 따냈고 마무리 정대현은 1과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2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잠실 LG-삼성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부산=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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