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42) SBS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한 뒤 더 바빠졌다. 야구해설과 오락 프로그램 출연, 강연 요청 등 편히 쉬는 날이 없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30일 경산에서 개최한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에서 만난 양 위원은 “보약을 먹을까 생각 중이다. 선수 시절 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다”며 웃었다.
양 위원은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구촌체험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운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 KOICA와 인연이 닿았다. 그는 “누군가를 돕는 일에 동참하고자 했는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좋은 일이라면 무조건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이 국제 협력에 관심을 둔 이유는 “야구를 통해 외교 활동이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야구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를 찾아 야구를 가르치고 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게 양 위원의 생각이다.
“야구에는 희생 정신, 협동 정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타인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과정 등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야구를 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제 몫입니다.”
양 위원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과 산악인 엄홍길씨처럼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평소 두 분께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야구인 중에서는 사회활동을 하는 분이 별로 없었다”며 “특히 아이들이 주입식 교육,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다문화가정 야구팀을 만들 것이라는 양위원은 “제2의 박찬호와 이승엽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가운데 유엔 사무총장, 대통령 같은 인물을 만드는 것도 보람이다”며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야구에는 희생번트도 있고 홈런도 있다. 포기하지 않고 1루까지 전력으로 뛴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며 “그런 정신을 KOICA와 함께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양준혁 위원은 30, 31일 이틀간 영남대학교에서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을 열었다. 지난해 10월24일 대전 갑천 와동 잔디구장에서 열린 첫 대회 이후 두 번째다. 순수 아마추어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48개팀 1,000여명이 참가했다. 양 위원은 “규모를 점차 늘려 많은 팀들을 참가시키고 싶다. 올해 100개가 넘는 팀이 참가신청을 했는데 다 받아주지 못했다”며 “앞으로 대학생 대회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산=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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