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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티 강경론, 미국 벼랑으로 몰고있다" 디폴트 협상에 책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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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티 강경론, 미국 벼랑으로 몰고있다" 디폴트 협상에 책임론 대두

입력
2011.07.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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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타협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그 동안 협상의 발목을 잡았던 티파티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보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가 미국 정치의 중요한 가치이자 전통인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티파티의 비타협적인 태도가 미국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며 "미국의 위기는 14조달러가 넘는 부채가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의 극단화"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140회 이상 부채 상한을 늘렸는데 그때마다 대화와 협력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티파티는 사상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도 아랑곳하지 않는듯한 태도로 타협은 곧 정치적 패배라는 강경론을 부추겼다. 채무협상을 국가위기의 해법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내년 대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티파티 단체들은 대선 출마자들을 향해 협상을 지지하면 낙마운동을 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티파티의 대모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사람들은 여전히 투쟁이 최우선이라고 믿는다"며 강경론을 부추겼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티파티의 후원을 업고 하원에 진출한 인사는 50여명. 핵심 인사 20여명은 대부분 초선이다. 7월 28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2단계 부채증액안 표결이 한차례 연기된 것은 티파티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일례다. 베이너 의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막후 협상을 사실상 중단시킨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일약 티파티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마틴 프로스트 전 민주당 의원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티파티가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을 회고하며 티파티의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94년 40년 만에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1995년 11월과 1996년 1월 예산안 처리를 거부하면서 클린턴 행정부를 몰아세워 정부 기능이 일시 중단되게 만들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아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들의 행태를 보기 힘들었던지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티파티 의원들에 대해 "세상을 영화 '반지의 제왕'과 같은 선과 악의 대결로 본다"며 "단순하고 기괴한 사람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자 티파티 소속으로 지난해 중간선거를 통해 처음 상원에 들어간 랜드 폴 의원은 "나를 호빗(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난장이 종족)으로 인정해줘 고맙다"고 받아 쳤다. 가디언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때 비타협적인 정치 태도가 본격화했으며 특히 티파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완고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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