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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영방송 MBC 사장의 처신이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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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영방송 MBC 사장의 처신이 이래서야

입력
2011.07.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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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표 제출을 두고 말이 많다. 김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ㆍ창원 문화방송의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책임을 진다"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에 사표를 냈다고 29일 MBC가 밝혔다. 그러나 MBC는 곧이어 '책임'문구를 '항의 표시'로 수정했다. 김 사장은 취임 때 지역 MBC 통폐합을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어인 일인지 그의 사표 제출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MBC 임직원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보도국의 한 간부는 "진짜 사퇴할 의사는 없고 방통위를 압박하기 위한 쇼"라고 폄하했다. 다른 간부는 "방통위가 기각이 아니라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인데, 그 정도라면 기자회견을 통해 방통위를 비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는 달리 평소 김 사장이 내년 총선 출마의사를 자주 내비친 점을 들어,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하기 위해 타이밍을 잡은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전국언론노조가 내달 총파업을 예고하고 MBC노조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처 없이 미리 물러날 명분을 잡았다는 것이다.

대표적 공영방송 사장이 갑자기 사표를 낸 명분이나 의도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니, 말이 되는 일인가. 김 사장은 평소 처신도 논란이 많았다. 그는 취임 이후 '청와대 쪼인트' 발언, 정부 비판 프로그램 폐지 및 출연진ㆍPD 출연 제한 등으로 안팎의 논란을 불렀다. 설령 공영방송 책임자로서 필요한 조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신뢰와 품격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사표 제출을 두고도 진정성을 의심 받는 것이라고 본다.

방문진은 1일 회의를 열어 김 사장 문제를 논의한다. 방문진은 엄기영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 "별도 규정이 없어 사의 표명만으로 절차가 끝난다"고 했다. 이번에도 방문진이 그렇게 할지 주목된다. 만약 방문진이 사표를 반려하거나, 공모를 통해 김 사장을 다시 뽑는다면 시청자와 국민을 너무 가볍게 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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