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물질 DNA를 구성하는 염기가 네 가지 종류 이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UNC) 연구진은 이전까지 보고되지 않은 7, 8번째 염기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22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NA의 존재가 밝혀진 195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DNA가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 등 네 가지 종류의 염기로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이 염기들이 배열된 순서에 따라 유전정보가 달라진다. 수십 년 동안 믿어온 이 공식은 2005년 5, 6번째 염기가 발견되면서 깨졌다. 이들 염기는 분자의 일종인 메틸기와 하이드록시메틸기가 시토신에 각각 결합한 형태였다. 가령 탄소 1개와 수소 3개로 이뤄진 메틸기가 시토신의 한 귀퉁이에 붙어있는 식이다.
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이번에 발견된 7, 8번째 염기도 시토신의 아형으로, 탄소 수소 산소로 구성된 분자들이 시토신에 결합해있었다. 황승용 한양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는 "바이러스의 DNA는 변형되기 매우 쉽다"며 "사람이나 동물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변형된 DNA가 섞여 새로운 염기가 생겨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UNC 연구진은 "7, 8번째 염기는 줄기세포 분화나 암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DNA를 구성하는 염기가 네 종류라는 '신화'는 앞으로 더욱 빨리 무너질 전망이다.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는 "DNA 분석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아형 염기는 앞으로 더 많이 발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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