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ㆍ카슈가르)시에서 7월 30, 31일 이틀에 걸쳐 발생한 폭탄물과 흉기 테러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위구르 독립운동 세력을 지목함으로써 위구르족과 한족의 고질적 민족갈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흉기 테러의 사망자도 15명에서 19명으로 늘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카스시 정부는 1일 쩡푸왕(政府網)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공안당국 조사 결과 6명의 사망자와 15명의 부상자를 낸 31일 공격의 배후에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시 정부는 "테러를 일으킨 세력의 지도자들은 ETIM의 파키스탄 내 기지에서 폭발물 및 무기류 제조법을 배우고 신장자치구로 다시 침투, 이번 테러를 조직적으로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 이슬람 위구르족의 일부 강경파는 중국에서 독립,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우자며 성전(聖戰)을 주장하고 각종 테러 등 격렬한 저항을 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이 이슬람 독립운동 세력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것은 현장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안당국이 위구르 테러리스트를 대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중국 공안은 31일 2차 테러를 일으키고 도주한 용의자 가운데 위구르족 2명을 공개 수배했다. 이들에게는 10만위안(1,636만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독일에 본부를 둔 위구르족 망명단체인 세계위구르협회는 30일 흉기 공격으로 숨진 피해자 대부분이 현지 치안대원으로 위구르족의 테러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허톈(和田)시 파출소 습격사건 강경 진압에 대한 위구르족의 보복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공안은 7월 18일 허톈시 파출소 습격 사건이 일어난 뒤 신장위구르자치구 위구르족 테러분자에 대한 색출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했으며 전체 위구르족에 대한 차별적인 감시와 통제를 강화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위구르족의 저항이 주변 도시로 확산되는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으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허톈시 파출소 습격 사건에 이어 발생한 카스시 사건은 2009년 7월 5일 우루무치 (烏魯木齊)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연상시키듯 위구르족과 한족의 민족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유사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 공안이 독립분열주의자를 배후로 지목한 이상 강경 대응으로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위구르족 역시 저항의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여 첨예한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